"이것은 새로운 석유(new oil)이다. 100년 된 공급망을 재편하고 산업 질서를 새로 확립하게 될 것이다."
배터리는 전기차와 ESS 외에도 무전 가선, 로봇, 사물 인터넷 등 코드리스(cordless)로 된 대부분의 4차 산업 상품을 움직일 필수품으로 꼽히며 '미래 산업의 쌀' 이라고도 불리고 있습니다.
2020년 185GWh(기가와트시) 였던 글로벌 배터리 수요는 2030년 2035(GWh)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며, 연평균 증가율이 27%에 달합니다. 이와 같은 추세라면 2030년엔 반도체 산업의 규모를 뛰어넘을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배터리 수요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바로 전기차 배터리입니다.
올해 전기차 배터리 시장은 중국이 자국의 주력 제품인 LFP 배터리(리튬인산철 배터리)를 앞세워 글로벌 시장의 점유율을 높이고 있습니다. 이러한 시황과 함께 현재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 2차 전지인 '리튬이온 배터리', 최근 테슬라와 벤츠가 적용을 발표한 'LFP 배터리', 그리고 꿈의 배터리라고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 리튬이온 배터리 (삼원계 배터리)
2차 전지 가운데 가장 대중화된 전지로 '리튬이온 배터리'는 금속 물질인 리튬의 화학반응을 이용해 충전해서 다시 쓸 수 있는 전지입니다. 배터리를 충전할 땐 양극(+)에 있던 리튬이온이 전자와 분리돼 음극(-)으로 이동하며, 반대로 차가 달릴 때는 리튬이온과 전자가 음극에서 다시 양극으로 넘어오며 전기 에너지가 발생하는 것이 기본 원리입니다.
한국 기업들의 주력 제품인 '리튬이온 배터리'는 리튬을 기반으로 니켈, 코발트, 망간, 알루미늄(NCMA) 중 3~4가지 금속을 조합해 양극재로 사용하여 만들어지며 '삼원계 배터리'라고 불립니다.
삼원계 배터리는 에너지 밀도가 높고, 주행거리가 길다는 장점이 있지만 가격적인 단점이 존재하는데요.
리튬은 1년 전 톤당 720만원대에서 현재 3600만 원대로 400% 이상 상승하였고, 니켈과 망간, 알루미늄 등 다른 양극재 원료 가격도 40% 안팎으로 올랐습니다. 또한 배터리의 안전성과 수명에 영향을 미치는 코발트의 가격이 1년 전보다 90% 상승하는 등 원료 가격이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원료 수입 시 장기 계약을 하기 때문에 당장의 영향은 크지 않지만 전기차 제조원가에서 배터리가 차지하는 비중이 40%인 만큼 결국 가격 격쟁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됩니다.
* LFP 배터리 (리튬인산철 배터리)
테슬라, 벤츠 "값싼 LEP 배터리 채택" ... NCM 주력해온 한국 업체 "발등의 불"
비싼 전기차 가격 낮추자 ... 벤츠도 테슬라도 LFP 배터리 적용 발표
LEP 사용량 10만t ... 전년비 260% 급증
테슬라가 내년 양산할 기본형 모델(모델3, 모델Y)에 LFP 배터리를 적용하겠다고 밝혔고, 벤츠도 이르면 2024년부터 EQA와 EQB 등 소형, 준중형 라인에 LFP 배터리를 사용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폭스바겐과 포드 등도 LFP 배터리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LFP 배터리는 리튬, 인산, 철 배터리로 중국 배터리 기업의 주요 제품입니다. 값이 비싼 니켈, 코발트 대신 철(Ferror)과 인산염(Phosphate)을 사용해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시장을 장악하고 있습니다. 가격이 싼 대신 제품의 부피가 크고 무게도 무거운 데다 에너지 밀도도 떨어진다는 약점이 있지만 안전성과 장수성에 유리합니다.
거기다 최근 중국 공업신식화부는 새로운 배터리 생산 규정을 통해 배터리 셀 에너지 밀도를 kg당 180Wh 이상, 배터리팩의 밀도는 120Wh이상으로 규정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습니다. 이는 현재 LFP 배터리셀의 에너지 밀도가 kg당 140~160Wh인 것과 비교하면 약 30% 높아진 수치로 가격이 싼 중국산 LFP 배터리의 성능이 높아진다면 한국 주력 제품인 리튬 이온 삼원계(NCM)와 에너지 밀도 차이가 10% 안팎으로 줄어들기 때문에 위협이 될 수 있습니다.
* 그렇다면 추세는 LFP 배터리로 넘어가는 것일까?
LFP 배터리를 채용하려면 일부 설계를 바꿔야 하기 때문에 사실 단기간에 바꾸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용이 확대되더라도 테슬라의 발표처럼 신규 차량을 중심으로 채용을 확대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또한 기존 삼원계 배터리도 니켈 함량을 높이는 방식으로 에너지 밀도의 개선이 가능하고 개발, 적용 중에 있습니다. 완성차 입장에선 하이니켈 양극재를 통해 주력 차종의 디자인 변경 없이 주행거리를 늘리고 에너지 비용을 떨어뜨릴 수 있게 된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비용 문제를 떠나서 보더라도 LFP와 하이니켈 삼원계의 대결 구도에서 간과할 수 없는 것은 부피와 무게입니다.
삼원계에 비해 부피와 무게당 에너지 밀도에서 약점이 있는 LFP 배터리를 생산하는 중국 CATL과 BYD는 재료 개선이 아닌 패키징 구조 변화 등을 고려하고 있지만 이를 통한 시장 확대의 한계는 분명해 보인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테슬라가 저가 모델에 적용하는 것처럼 저가 모델에 한정해 일부 시장을 차지하는 정도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도 있습니다.
(CATL과 BYD에서는 모듈 과정을 생략하는 셀투팩(CTP) 기술을 적용 중)
프랑스 배터리 업체인 ACC "LFP 배터리 고려 안 해"
이처럼 테슬라와 벤츠가 LFP 배터리를 사용하겠다는 계획에도 ACC에서 LFP 배터리에 관심을 보이지 않는 이유는 리튬인산철 배터리의 단점이 뚜렷하기 때문입니다.
페르노 COO는 "LFP 배터리는 에너지 밀도가 낮아 더 많은 배터리를 넣어야 하다 보니, 자동차가 무거워진다는 단점이 있다."며 "LFP 배터리의 재활용이 복잡하다는 점도 문제"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10년, 20년 이후에 어떻게 재활용을 해야 할 것인가를 고려해야 한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처럼 유럽 등 주요국들이 환경 이슈와 관련한 규제 강도를 높이는 상황에서 LFP재활용 경제성도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는 이유 때문에 하이니켈 양극재의 시장의 지위를 가져오긴 어려워 보인다는 내용도 있습니다.
* 전고체 배터리
전고체 배터리는 액체 대신 고체를 활용해 이온을 옮기는 방식으로 5분만에 배터리 용량의 80%를 충전할 수 있고, 주행거리도 배 이상 늘어나 '꿈의 배터리'라고 불리며 안전성도 높습니다.
액체 전해질을 쓰는 리튬이온 배터리는 양극과 음극 사이 접촉을 방지하는 분리막이 들어가는데, 전고체 배터리는 고체 전해질이 분리막의 역할을 대신합니다. 덕분에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에너지 밀도가 높아 1회 충전으로도 주행 거리를 800km 이상으로 늘릴 수 있습니다.
또한 고체 전해질을 사용하기 때문에 전해액이 밖으로 샐 위험이 사라지고 양극과 음극의 접촉을 방지하는 분리막도 필요하지 않아 배터리의 용량을 늘릴 수 있습니다.
일본 도요타의 경우 대부분 완성차 업체가 당장 양산이 가능한 배터리를 탑재해 전기차 시장에 뛰어들고 있는 반면, 전고체 배터리를 통해 한번에 시장 판도를 뒤집는데 승부를 건 실정입니다.
도요타는 지난 9월 전고체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의 주행 영상을 공개했으나 전고체 배터리의 수명이 짧다는 과제를 발견했다고 밝힌 것처럼 아직까지 2025년 이전에 전고체 배터리가 상용화될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보입니다.
(국내 업체 중에는 삼성SDI가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 가장 앞서 있으며, 2027 상용화가 예상되고 있습니다.)
이처럼 전기차의 판매량이 본격적으로 늘어나며 경쟁에서 새로운 변수가 늘어나는 등,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업체 별 장기 전략이 갈림길에 들어서고 있습니다.
아직 양 시장 모두 지배적 사업자가 없는 만큼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 때쯤이면 현재 행보가 승패를 가르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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